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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0 00:24 분류없음[대전고법, 2006나1846, 2006.11.1]
(1) 피고는 1931. 4. 15. 출생하여 현재 만 75세에 이르는 노인이다. 그는 1955. 1. 13. 소외인과 혼인하여 딸 둘과 아들 둘을 낳아 길렀다.
그의 처는 1991년경 뇌경색이 발병한 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심한 후유증이 남았기 때문에 그 무렵부터 그는 처 곁에 붙어 병수발을 하느라 다른 일은 제대로 할 수 없었다. 1999년 초 처의 병세는 거동이 전혀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었기 때문에 그는 잠시도 처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수발을 들어야만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돈을 비교적 가까운 곳에 거주하면서 자신을 도와주던 둘째 딸에게 맡겨두고 딸에게 경제적 문제의 처리를 위임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후인 1999. 9. 14. 처가 사망하였고, 그 후부터 지금까지 피고는 혼자서 임대주택에서 생활해 왔다.
자녀들의 형편도 넉넉하지 않은 터라 우리 사회의 많은 노인들이 그러하듯이 그도 자녀, 손자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혼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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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장 세심하고 사려 깊은 사람도 세상사 모두를 예상하고 대비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가장 사려 깊고 조심스럽게 만들어진 법도 세상사 모든 사안에서 명확한 정의의 지침을 제공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법은 장래 발생 가능한 다양한 사안을 예상하고 미리 만들어두는 일종의 기성복 같은 것이어서 아무리 다양한 치수의 옷을 만들어 두어도 예상을 넘어 팔이 더 길거나 짧은 사람이 나오게 된다. 미리 만들어 둔 옷 치수에 맞지 않다고 하여 당신의 팔이 너무 길거나 짧은 것은 당신의 잘못이니 당신에게 줄 옷은 없다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다소 번거롭더라도 옷의 길이를 조금 늘이거나 줄여 수선해 줄 것인가?
우리는 입법부가 만든 법률을 최종적으로 해석하고 집행하는 법원이 어느 정도 수선의 의무와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의회가 만든 법률을 법원이 제멋대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법률이 의도된 본래의 의미를 갖도록 보완하는 것이고 대한민국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체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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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에는 황금물결이 일고, 집집마다 감나무엔 빨간 감이 익어 간다. 가을걷이에 나선 농부의 입가엔 노랫가락이 흘러나오고, 바라보는 아낙의 얼굴엔 웃음꽃이 폈다. 홀로 사는 칠십 노인을 집에서 쫓아내 달라고 요구하는 원고의 소장에서는 찬바람이 일고, 엄동설한에 길가에 나앉을 노인을 상상하는 이들의 눈가엔 물기가 맺힌다.
우리 모두는 차가운 머리만을 가진 사회보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함께 가진 사회에서 살기 원하기 때문에 법의 해석과 집행도 차가운 머리만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도 함께 갖고 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이 사건에서 따뜻한 가슴만이 피고들의 편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그들의 편에 함께 서있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이다.
4. 결 론
따라서 피고 2는 이 사건 임대주택을 우선분양받을 권리가 있고 그가 그 권리를 행사하여 원고 공사에게 분양을 요청하고 있는 이상 원고가 그 요청을 거부하고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피고들에게 명도와 퇴거를 청구하는 것은 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철(재판장) 정선오 윤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