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내리는 비로 발코니 난간엔 마른 물자국이 있고 본격적으로 습해지기 시작하니 벽지도 울퉁불퉁해지기 시작한다. 안방 바닥은 닦을새도 없다는 변명아래 점점 찐득찐득해지고 조리도구 하나 없기에 쓰레기통에는 재활용물품뿐. 옷 몇가지와 수건 그리고 홑이불 뿐이다. 집에서 다시 나와 방을 꾸린지도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방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조그마한 식탁과 책장을 조립했다. 식사를 하지 않을 식탁은 무슨 생각일까. 아무도 오지 않을 거실엔 의자가 두개. 누가 와도 읽지 않을 오래된 만화책들. 모든것을 두개 준비하는 나는. 더이상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몹시 외로워서일까. 

2. 

 진심이 아니었다는 말이나 혹은 진심이었다는 말도 그때는 상대방을 마음을 얼마나 헤아리고 말했는지. 둘중 하나라도. 단지 내 상황에 기댈곳을 찾았다면 나는 그 이전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생각을 했어야했다. 나는 다시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을 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생각에 잠을 이룰수 없다면. 

3.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생각없이 보낸 시간. 이젠 텅빈 벽에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바뀔 수 있을까.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더욱 나를 위해서 사는 수 밖에. 밖은 햇살이 뜨겁다. 언제 흐려질지 모르니까. 

4. 더욱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by Drifter 2015. 7. 27.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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