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에 몰두하면 증오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그 사람의 가치관, 논리 체계를 부숩니다. 내가 쏟는 증오는 상대에게 나를 향해 더 강한 증오를 품게 만들어요. 내 증오를 받은 상대가 분노를 정제하지 않고 나와 똑같은 양태로 분출하면, 나는 더 미워진 상대를 더 강략한 증오를 쏟아야 견딜 수 있어요. 연쇄된 증오는 일방의 이해와 양보가 있기까지 거듭되면서 강해집니다. 이게 증오의 속성이에요.  


정당한 분노라도, 정제하지않고 분출하는 사회 운동이 성공할 수 없는 근거가 여기에 있어요. 내가 아무리 옳은 이야기를 하더래도, 그것을 증오의 형태로 분출하면 나와 유사한 가치 체계를 가진 사람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해의 영역을 지워버립니다. 내 주장을 경청하기는 커녕 상대의 약점을 찾아 내가 받은 증오를 되돌리는데 집중하고, 그것을 정당화 하고 합리화하는 길을 찾습니다.이게 우리 사회 여성성이 억압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남성들 조차 메갈의 주장에 경청하기는 커녕, 메갈의 미러링을 미러링으로 되돌리는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잖아요. 증오가 거듭되면서 메갈이 설득하고자 하는 남성 그 누가 메갈의 생각에 진지하게 관심가져주고 있나요.

 

사회운동은 공감과 이해라는 참호를 구축하고, 진지전을 통해 실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혁명의시대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인류의 절반에 달하는 남성 전부를 타도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실제로 메갈은 여성성을 억압하고 자신들을 가부장적 질서에 가둔 언론권력, 정치권력, 경제권략엔 분노를 향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희가 자신의 성매매로 사회를 떠들썩 하게 했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분노가 쉽게 닿을 수 있는 sns와 밀접한, 만만한 젊은 남성에게만 쏟고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메갈의 주장과 달리 유사이래 이땅에서 가부장적 권력을 쥐어본적 없는 최초의 남성들입니다. 


우리 사회 진보에 필요한 여성 해방의 동력이 이런식으로 소진되는게 절망감을 느끼구요. 이상을 현실로 구현할 전략을 세우라고 표를 받은 정의당의 멍청함과 무전략에 환멸감을 느낍니다. 정의당은 메갈이 불러온 반동. 일베처럼 게토화 되서 좌절될 여성운동에 책임을 져야할겁니다.


저는 인터넷 남성들이 이처럼 수치스러워하고 분노를 공유하는걸 본 적이 없어요. 이처럼 한마음으로 메갈의 증오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놀이처럼 반응한걸 본적이 없어요. 메갈은 자신들의 정제되지않은 증오를 받는 젊은 남성집단이 느끼는 분노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메갈은 착각하고 있는게 이 분노는 절대 공감과 이해로 변환될 수 없습니다. 

by Drifter 2016. 7. 2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