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에 몰두하면 증오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그 사람의 가치관, 논리 체계를 부숩니다. 내가 쏟는 증오는 상대에게 나를 향해 더 강한 증오를 품게 만들어요. 내 증오를 받은 상대가 분노를 정제하지 않고 나와 똑같은 양태로 분출하면, 나는 더 미워진 상대를 더 강략한 증오를 쏟아야 견딜 수 있어요. 연쇄된 증오는 일방의 이해와 양보가 있기까지 거듭되면서 강해집니다. 이게 증오의 속성이에요.  


정당한 분노라도, 정제하지않고 분출하는 사회 운동이 성공할 수 없는 근거가 여기에 있어요. 내가 아무리 옳은 이야기를 하더래도, 그것을 증오의 형태로 분출하면 나와 유사한 가치 체계를 가진 사람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해의 영역을 지워버립니다. 내 주장을 경청하기는 커녕 상대의 약점을 찾아 내가 받은 증오를 되돌리는데 집중하고, 그것을 정당화 하고 합리화하는 길을 찾습니다.이게 우리 사회 여성성이 억압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남성들 조차 메갈의 주장에 경청하기는 커녕, 메갈의 미러링을 미러링으로 되돌리는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잖아요. 증오가 거듭되면서 메갈이 설득하고자 하는 남성 그 누가 메갈의 생각에 진지하게 관심가져주고 있나요.

 

사회운동은 공감과 이해라는 참호를 구축하고, 진지전을 통해 실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혁명의시대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인류의 절반에 달하는 남성 전부를 타도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실제로 메갈은 여성성을 억압하고 자신들을 가부장적 질서에 가둔 언론권력, 정치권력, 경제권략엔 분노를 향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희가 자신의 성매매로 사회를 떠들썩 하게 했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분노가 쉽게 닿을 수 있는 sns와 밀접한, 만만한 젊은 남성에게만 쏟고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메갈의 주장과 달리 유사이래 이땅에서 가부장적 권력을 쥐어본적 없는 최초의 남성들입니다. 


우리 사회 진보에 필요한 여성 해방의 동력이 이런식으로 소진되는게 절망감을 느끼구요. 이상을 현실로 구현할 전략을 세우라고 표를 받은 정의당의 멍청함과 무전략에 환멸감을 느낍니다. 정의당은 메갈이 불러온 반동. 일베처럼 게토화 되서 좌절될 여성운동에 책임을 져야할겁니다.


저는 인터넷 남성들이 이처럼 수치스러워하고 분노를 공유하는걸 본 적이 없어요. 이처럼 한마음으로 메갈의 증오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놀이처럼 반응한걸 본적이 없어요. 메갈은 자신들의 정제되지않은 증오를 받는 젊은 남성집단이 느끼는 분노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메갈은 착각하고 있는게 이 분노는 절대 공감과 이해로 변환될 수 없습니다. 

by Drifter 2016. 7. 26. 00:03


1.


 내년엔 5년간의 자료를 모아서 멋진 책을 한 권 써볼 생각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매일매일의 보고서가 남아있다. 추려서 천천히 수기로 써나가려고 한다. 그런시간이 많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하나라도 남긴 사람이 되고싶다. 떠나더라도 흔적은 남겨야한다는 마음이다.


2.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 페이지도 글들도 모두 잊어버리려고 한다. 이제 과거로 두어야 할 것들중에 하나다. 쓸모 없는 글들은 아니지만 이제 내가 아닌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아쉽지만 묻어야 한다.


3.


 이 페이지에서 나는 아직도 잊기 힘든 기억과 되살아난 기억들을 웃으면서 떠나보낸다. 설령 잊혀지지 않더라도 곧 자연스럽게 떠나갈 기억들을 미안하지만 너에게 보낸다. 나는 너에게 좋은 사람이지 못했다. 그리고 나를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바라봐 주는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기 위해 살기로 했다.


4.


 이제 다시 찾지 않는다. 아름답게 밝고 건강하게 또 행복하기를 바라며.



by Drifter 2015. 10. 30. 04:12
1. 

 요즘 내리는 비로 발코니 난간엔 마른 물자국이 있고 본격적으로 습해지기 시작하니 벽지도 울퉁불퉁해지기 시작한다. 안방 바닥은 닦을새도 없다는 변명아래 점점 찐득찐득해지고 조리도구 하나 없기에 쓰레기통에는 재활용물품뿐. 옷 몇가지와 수건 그리고 홑이불 뿐이다. 집에서 다시 나와 방을 꾸린지도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방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조그마한 식탁과 책장을 조립했다. 식사를 하지 않을 식탁은 무슨 생각일까. 아무도 오지 않을 거실엔 의자가 두개. 누가 와도 읽지 않을 오래된 만화책들. 모든것을 두개 준비하는 나는. 더이상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몹시 외로워서일까. 

2. 

 진심이 아니었다는 말이나 혹은 진심이었다는 말도 그때는 상대방을 마음을 얼마나 헤아리고 말했는지. 둘중 하나라도. 단지 내 상황에 기댈곳을 찾았다면 나는 그 이전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생각을 했어야했다. 나는 다시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을 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생각에 잠을 이룰수 없다면. 

3.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생각없이 보낸 시간. 이젠 텅빈 벽에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바뀔 수 있을까.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더욱 나를 위해서 사는 수 밖에. 밖은 햇살이 뜨겁다. 언제 흐려질지 모르니까. 

4. 더욱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by Drifter 2015. 7. 27. 02:42



 그땐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나의 변변치 못한 모습과 또 나를 어렵게 하는 내 주위가 하루에도 몇번씩은 나를 벼랑끝으로 몰고갔었다. 시간이 지나서 내 가족이 정확히 말하면 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셨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점점 소중한 사람에게 짐승처럼 변해가는 추악한 정신과 도무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던 현실에서 내가 했던 선택이 이렇게 평생을 후회할 행동이라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어.


 오빠는 당신이 멋진 모습으로 졸업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서 나보다 더 멋지고... 정확히 말해서 더 사랑받고 더 자신감있게 살아온... 그러니 너를 더 사랑하고 아껴줄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랬었다. 당신이 너무도 행복한 모습을 본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고 행복할거라고.


 그해 겨울에는 동료의 도움으로 알콜의존증과 중증우울증을 치료받기 위해서 제법 큰 병원을 다녔어. 제 3자인 회사 동료와 의사들도 다시 너에게 돌아가 너의 말한마디 듣는게 가장 큰 약이라고 했지만 나는 돌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했어.


 열심히 상담 프로그램을 나갔지만 도통나아지지 못했어. 잊으려면 죽어야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다시 술과 약에 찌들었어. 이듬해에 경추동맥이 좋지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울대병원을 갔다. 몸이 다 망가져있었다. 나는 당신을 바래다준 그 병원 로비에서 실없이 웃었어.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거든...


 회사에서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경고를 했다. 술냄새 풍기면서 일할수 없기에 이 악물고 술도 약도 다 끊었다. 그리고 그 동안에 컴퓨터에 핸드폰에 방 구석구석에 남아있던 당신 흔적들도 지우고... 또 울어버리고... 또 자책하고...


 당신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오빠가 한 맺힌 물건이 있어.. 당신이 이야기했던 귀걸이 말야... 그 귀걸이 사주지 못해서... 그래 그 귀걸이와 당신이 내 차에 놓고갔던 트레이닝복 그리고 내가 꼭 주고싶다고 말했던 CD... 만나서 줄 용기가 나지않아 어렴풋한 기억으로 주소를 적어 소포로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당신이 언젠가 이야기했던 컬럼비아대에 일하러 가서 멋진 엽서도 보냈었어.


 당신이 설사 그 물건들과 엽서를 받지 못했더라도. 그 물건들을 보내면서 마음이 편해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기는 커녕. 해주지 못했던 것들만 자꾸 떠올라서 당신에게 미안해지기도 하고... 이런 내 멋대로인 모습에 당신이 또 힘들걸 알면서도... 미친 스토커처럼 보이는 내모습에 또...


 현정아, 이젠 어떤 말로도 너의 그 웃는 모습... 하얀 손... 아기같은 냄새... 귀여운 웃음소리... 다신 볼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겠지... 진심이지만 이런 편지에... 내가 아무렇게나 해버린 당신 마음... 내가 어찌할 수 없을테니까.


 이기적인 말이겠지만... 나 당신에게 바라는게 있어. 꼭... 건강해야해. 알아줬으면 좋겠어. 당신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여리고 착한 사람이야. 그리고 현명하고 눈이 깊은...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었어... 고마워...


 사랑한다는 말... 사랑이라는 말... 철없고 모자라고 이기적인 나에게... 가르쳐 주어서 고마워... 당신... 평생 잊을 수 없을거야.


건강해.

by Drifter 2015. 2. 22. 03:01


1. 

 작년말 고객의 프랑스 법인에서 대규모 베트남 투자소식이 있었고 이내 사무실에도 누가 베트남에 끌려갈 것인가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1월 초에 물건은 아라비아해를 지나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저번주에 나는 총각이고 여자친구 없는 놈이라 1픽이 되었다. 이미 고객사의 몇몇 담당자는 작년 초에 쫓겨나듯이 베트남에 보내졌다. 군대처럼 달력의 날짜에 "X"로 표시를 하고있다 농담을 하였다. 말투는 농담이 아니었지만.


2.


 얼마전에 보령에서 일을 마치고 험프리스 근처에서 일을 했다. 돌아오는 길은 방조제 쪽으로 해서 평택으로 나갔다. 그 정신없던 공사는 그래도 얼추 마친 모양이었다. 여전히 차는 많아. 하고 다시 약간은 파래진 둑길을 걸어 올라갔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었다. 웃으며 생각했다. 춥지도 않고 바람도 그저 그래.


3.


 그 여자랑 남자는 나에게 똑같은 말을 했다. 이름에 역마살이 4개가 있다. 내가 본것중에 가장 많다. (심지어 교포 3세 주한미군 맨날 배타는 애보다 많다고) 나도 안다. 갈수록 심해지는것 같다. 이제는 자그마한 캐리어에 일주일치 의복 세트가 있다. 물론 다른 말도 있었다. 쓸데없는 말이었다.


4.


 세상엔 나쁜놈들이 진짜 많다. 나는 막 욕하고 흉봤다. 그 새낀 남자도 아니라면서 술마시고 안줏거리로 썻다. 막 흉보고 그랬다. 근데 그게 나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조그마한 양심도 없는 놈이었다. 미안한 감정이 든다고 말하는 내 주둥이는 사실은 쓰레기가 동정을 바라는 모습. 또 이러고 또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듯. 웃으며 지내는.


 


by Drifter 2015. 1. 14. 04:12


1.


 막상 당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내 뇌에서 해당하는 상황마다 인종차별에 관한 익히 알고있는 단어를 꺼낼 때 마다 말이다. 이것은 세상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또한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매체, 미디어 심지어 교과서에서도 색깔과 언어와 종교에 대한 암묵적인 선입견이 존재한다.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닌 악랄한 선입견들. 하지만 나는 이 악마같고 악랄한 편견에서 자유로운가.


2.


 한국인에게 있어 한국이란 민족적인 측면과 국적의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는 듯 하다.한국인에게있어 민족이라는 단어는 국적이라는 단어보다 앞선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이중적인 경우도 많은것 같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굉장히 성공한 사업가나 운동선수가 한국인 3세라면 한국은 그가 혼혈이며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라기 이전에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엄연히 Korean American 혹은 Korean German 임에도 불구하고) 반면에 불미스러운 일과 연관된 한국인 이민자나 3세 혹은 혼혈에게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것이 현실이다. 그를 해외국적자이며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말이다. 아마도 이때 한국인은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족이다.


3.


  한국내에선 크게 세가지의 한국인이 존재하는 것 같다. 첫번째는 한국인 부모아래에서 태어나 철저히 한국사회에서 자란 사람. 두번째는 한국인 부모아래에서 태어났으나 거의 해외에서 살고 교육받은 사람이거나 거진 해외로 유학한 경우. 그리고 우리가 필요할 때만 생각하는 한국민족이라는 부모아래 태어나 철저하게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고 교육받은 경우일 것이다. 국적으로 따지자면 첫번째나 두번째도 해당할 수 있겠으나 한국인은 대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국적이 없다고 해도 한국인이며 모국어를 하면서 검은머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다른 유색인종에 비해 살기가 여러모로 쉬운것도 사실이다. 


4.


 이런 한국인의 국적과 민족에 대한 혼동이나 이기심에서 나오는 차이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조선족이며 또 한가지는 검은머리 외국인들이다. 조선족은 Korean Chinese. 즉, 중국인이며 조선족으로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단어이다. 하지만 초창기 국내에서 조선족에 대한 생각은 이것과 달랐다. 민족귀속의식과 국가귀속의식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조선족에게만큼은 잣대가 엄중했다. 한국계 미국인 3세가 나는 한국인이다 라고 이야기하면 3대가 미국에 사는 동안 그렇게 되었구나 하며 자연스레 이해하고 (조금은 섭섭해하기도 한다) 넘어가지만 조선족의 경우 나는 중국인이다 라고 이야기하면 아니꼽게 생각한다.


5.


 중국은 소수민족들이 많으며 때로는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곳을 자치구로 두고 관리한다. 중국은 미국과 다르게 전체주의국가이며 미국처럼 소수민족의 문화자체를 미국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동화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소수민족이 (위구르 자치구처럼) 독립을 바라거나 혹은 문제를 일으키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중국내에서 조선족이 자신의 문화나 국적에 대해 겉으로 이야기 하는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먼저 이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6.


 하지만 나조차도 짱깨, 짱꼴라 혹은 조선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백인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대주의 비스무리한 것을 가진적도 있으며 또한 한국내의 유색인종에게 밑도 끝도 없는 한국의 반말을 한적도 있다. 모두 몹시 부끄러운 일이다. 어쩌면 정치인들이나 거대 재벌들이 받아들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우리의 치안이나 안전을 극소수가 해친다는 이유로 혹은 저소득 비정규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비하한 것도 사실이다. 이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모종의 피해의식에서 온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와 상관없으면 괜찮다는 한국인 특유의 의식때문인지도 모른다.


7.


 조선족이나 서남, 동남아시아의 불법체류자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한국인 고용주들의 불법고용 문제와 인권유린을 인지하고 또한 국내의 기피직종에 대한 임금문제와 처우에 대한 인식문제도 함께 생각해야한다. 많은 곳에서 모든 한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에 그들이 일하고 있다. 


8.


 하루에도 열번씩 니하오나 눈을 좌우로 찢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서 흑인,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 오만한 잣대를 들이댄적은 없는가. 그리고 그곳에서의 나의 모습이 얼마나 못된 행동이었는지를.



by Drifter 2014. 11. 30. 20:34

제목 그대로 부동산에 미쳐돌아가는 이 나라의 과거와 현재 돌아가고 있는 꼴, 그리고 미래를 예측해봅니다. 

IMF가 터지기 전 한국의 예금금리는 연10%를 웃돌았습니다. 

천만원을 예금하면 1년뒤엔 100만원이 생기고, 1억을 예금하면 1년뒤에 천만원이 생긴다는 겁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정말 아끼고 아껴서 저축만 꾸준히 하면 생계가 해결되고 중산층 진입도 가능했습니다. 

집주인들은 전세를 놔서 전세금을 은행에 예금해서 나오는 이자로 돈을 굴렸지요. 예금이 노후였고, 곧 생계였어요. 

그런데 IMF가 터집니다. 정확히 3년뒤에 금리가 반토막이 납니다. 

금리가 반토막이 나니까 집주인들은 보증금 천만원 받던걸 이천만원으로 올립니다. 

이제 세입자들에게 옛날처럼 보증금 받아선 생활이 안되니까요. 


상가부터 터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상가는 애초에 건물주들이 월세 받아 먹고 살려고 한 곳이니까 이 사람들이 제일 민감하죠. 

결국 IMF 3년뒤인 2001년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습니다. 

그러자 정부가 극약 처방으로 청약저축 제도를 축소시켜 버립니다. 

청약저축제도란 뭐냐하면 예전에는 아파트 분양 받으려면 "주택은행"에 "주택청약저축"을 넣었습니다 

거기에 충분히 오랜 기간을 넣었고 또 뫄뫄 기준을 충족하는 우량고객은 1등급 뭐 이렇게 등급을 나눠서 

새로운 아파트 분양 나올때 이 등급이 높은사람부터 추첨 돌려서 들어갔어요. 



이걸 축소 시켜 버리니까 호시탐탐 장사할 자리를 찾던 외국계 은행이 먼저 돈냄새를 맡습니다. 

프라임모기지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시킵니다. 

시티은행이 선두주자가 되어 제일 먼저 설레발을 칩니다. 

사람들에게 아파트 사라고 대출해줍니다. 

국내 은행들은 일단 지켜봅니다. IMF 전에는 기업들에게 대출을 주로 해줬는데 
회사가 망하니까 은행까지 망한다는걸 지켜본터라 기업에게는 잘 대출을 안해줍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고객을 찾아 돈을 굴려야 하는데 이게 잘만 되면 돈이 꽤 될 것 같습니다. 
국내은행들은 시티은행이 잘하나 잘 지켜 봅니다. 

시티은행이 대박을 칩니다.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줬는데 매출이 마구 마구 오릅니다. 

국내 은행들도 이거다~~ 하고 죄다 뛰어 듭니다. 

심지어 은행원들까지 동원해서 동네마다 스티커를 붙힙니다. 대출해드려요~~~ 
금리도 반토막난 저금리시대겠다. 대출이 급증을 합니다. 부동산 막 삽니다. 가격이 급등을 합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 옵니다. 
노무현 정부가 가만히 보니까 집값이 너무 무지막지하게 올랐습니다. 이걸 방치하면 안되겠습니다. 

그래서 5년 내내 투기억제책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시장에 씨알도 안먹힙니다. 이게 반복되니 사람들이 더 이상 정부를 믿지를 않아요. 

하루가 멀다하고 공중파에선 은마아파트가 1억이 올랐느니, 타워펠리스가 40억을 돌파했느니... 

이런 뉴스가 쏟아지는데 집 안사면 나만 호구에 손해보는거 같지요. 

그래서 너도 나도 뛰어 듭니다. 가정주부들 신도시 모델하우스마다 출근 도장을 찍습니다. 판교 로또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2007년 들어 뭔가 기류가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거래가 뚝~ 끊겨요. 팔려고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어요. 

그러자 초기에는 담보 여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대출을 해주던걸 다음에는 월급 생활자들...막판에는 
직장도 불투명한 사람들에게 비우량대출을 마구 마구 찍어 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전국민이 5년동안 부동산에 미쳐 버립니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사줄 사람이 없어요. 20대 30대 신혼부부들이 사야 하는데 이 사람들이 
미친듯이 뛰어버린 집값에 집을 살 여력이 없어요. 
그리고 똑똑해요. 젊은 사람들이 너무 똑똑해서 호구가 안되겠대요. 

버팁니다. 안 사요. 

중대형부터 터집니다. 미분양이 속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은행들이 미쳐가지고 예비율을 빵프로 만듭니다. 

예금 모조리 털어서 대출해준것도 모자라서 CD까지 발행합니다. 
그것도 다 소진되니까 외국에서 돈을 땡겨 옵니다. 외국돈으로 집 사라고 퍼줍니다. 

저축률이 급감합니다. IMF 직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축률을 자랑하던 한국이 현재 세계 꼴찌가 됩니다. 
돈을 죄다 부동산에 털어 넣었어요. 




다른 나라들 자산 대비 부동산에 몰아 넣은 돈이 50%인데 한국 국민들 자산은 부동산에 80%가 묶여 있어요. 



3억 6억 9억 부자면 무슨 소용이요? 그 돈이 다 부동산인데...팔려야 돈이죠. 

자 이제 부동산및 여러가지 정책 실패로 노무현과 열린당 지지율은 바닥을 쳤고 이제 MB 정부가 들어섭니다. 

그런데 이새1끼들은 그나마 양호했던 공적 부채까지 미친듯이 올려 버립니다. 

국가부채 400조...공기업 부채와 지방정부 부채 700조 합하면 1100조가 국가 빚입니다. 더 많나? 






가계부채 수준이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수준으로 꼴아 박혔으면 국가 재정이라도 건전해야 하는데 
나라빚도 위태위태하게 만들었습니다. 

강만수가 대통령 임기 6개월만에 환투기시장에 꼴아박은 돈만해도 공식적인것만 3조원 쯤 되고.. 

여기에 환율방어로 돈 가치를 제로로 만든 액수도 비슷한...... 

거기다가 부동산 부양시키겠다고 삽질하다 저랬대요. 

미분양 15만채가 풀리니까 정부가 5만채나 사주고 막 그랬습니다. 미친거죠. 

미친 건설사들은 이 부동산 끝물에 크게 한탕하겠다고 너도 나도 주상복합 초고층 빌딩에 올인합니다. 
지금 그 주상복합 아파트들 공실률 후덜덜합니다. 마지막 몰빵을 친거죠. 

더이상 이 부실을 못견디고 저축은행들부터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정부 관계인사들이 저축은행과 사기성 부실대출에 
관여했다는 사실들이 밝혀집니다. 대통령의 형님도 잡혀들어갑니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어떤 현상이 벌어집니까? 


젊은 사람들이 애를 안 낳아 버립니다. 결혼을 안해버립니다. 

방 한칸이라도 장만하고 출발을 해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이 집을 못 마련하게 해놔버리니까 
똑똑한 젊은이들은 결혼도 안하고 애도 안낳겠대요. 

세계 최악의 출산률의 비극이 시작됩니다. 



말이 좋아 OECD 선진국이지 OECD 가입국중에 우리보다 국민소득 낮은 나라는 지금 망해가는 몇개국과 
동구권 국가밖에 없어요. 

우리가 OECD 30개 국중에 국민 1인당 소득은 가장 낮은 군에 속해요. 



그런데 선진국병이란 병은 모조리 앓고 있습니다. 

저출산이 지금 오면 안돼요 한국은... 

남들이 4만불은 찍어야 오는 저출산이 2만불..반토막일때 벌써 와버렸어요. 

그러니 정부는 모합니까? 여기서 또 재미있는 이슈랑 이어집니다.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져줍니까? 아뇨. 절대 못지겠데요. 투표율도 낮은 애들한테 줄 정책같은건 없대요. 

외국인이라도 들여와서 인구 유지하겠대요. "다문화가정" 말입니다. 

상황이 이러면 젊은이들을 좀 살게 끔 해야하는데, "니들 그래? 알았어 그냥 다문화로 가자" 

그래프 보면 한국이 외국인 유입률 세계 1위에요. 1위... 



이게 지금 우리나라 정부가 벌이고 있는 다문화가정 캠페인의 실체예요. 

그런데 아주 단세포적인 사고를 가진 젊은이들은 자기 일자리를 뺐는 그 '외국인노동자' 자체를 타겟으로 욕하고 공격합니다. 

현상만 볼줄 알지 그 현상이 일어나게된 프로세스를 누가 주도해왔는지 못봐요. 공격할 타겟은 그쪽이 아니예요. 

잘못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어요. 외노자 그들 개개인은 그저 우리보다 더한 저임금과 차별대우에 시달리는 또다른 피해자일뿐. 



벌써부터 외국언론이 경고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니네 너무 빨라" 


작년에 있었던 박근혜 정부 부동산 대책 보고 현 정부의 시각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신혼부부에게 저금리로 대출해 준다...이건데... 

결혼한 부부가 적금 붓고 빚없이 집장만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결혼 시작과 동시에 빚내서 집부터 사고 시작하랍니다. 이자 싸게 줄테니까. 


기성세대...이 윗세대들은 지금 어떻게든 젊은 세대들을 제물로 출구전략을 펼치려고 하는 겁니다. 

젊은애들에게 집 떠넘기고 자기들은 빠져 나오려는게 이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에요. 

빚을 강요하는 정책이 국가가 할짓입니까? 



전세금 왜 폭등해요? 한국이 이제 다른 나라처럼 전세제도가 사라지고 월세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핵심은 세입자와 집주인들간의 기싸움이에요. 

"너 이래도 안살래?" 3억짜리 아파트 전세를 2억5천까지 올려 버리고 "너 이래도 안사?" 


금리가 낮아서 집주인도 못 버티는 이유도 있지만, 현재 최소한 서울은 집주인과 세입자들 간의 

버티기 중이에요. 집주인들이 암묵적으로 단합해서 전세금을 비정상적으로 올려 놓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세수요를 자연스럽게 매매로 돌리겠답니다. 

그 전세로 사느니 차라리 집사게끔 만들겠답니다. 




왜 이넘의 나라, 이넘의 나라 사람들은 본질은 못보고 현상에 집착하는지... 

저출산이 문제가 되면 지금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해서 자식세대들을 좀 살만하게끔 만들 생각은 안하고 

무슨 스타크래프트 마린 모자라면 벌쳐로 때우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가니... 




그런데 여기서 또 치명적인 오판... 가부장적 유교사회에 익숙한 우리는 부계혈통을 중시합니다. 

그런데요. 전세계에서 머리좋기로 소문났지만 자기 나라가 없어 전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은 말이죠. 

부계혈통을 안 따집니다. 모계혈통을 따집니다. 엄마가 유대인이여야 유대인입니다. 

왜요? 자식은 엄마에게 영향을 더 받게 되어있어요. 

돈 벌러 가서 하루종일 집비우는 아빠보다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엄마의 정서를 따라 가요. 

베트남 엄마 자식이면 베트남 사람되는거고, 필리핀 엄마 자식이면 필리핀 자식되는거고, 

한국 엄마 자식이 한국 사람 되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미쳤다고 한국에서 윗세대들 부동산 받아주고 살아 줍니까? 

그 분들이 미쳤다고 30평짜리 아파트를 3억 4억 5억에 사서 살아 주냐고요? 



높으신분들은 그저 조선족 10만명이 한국국적 따서 인구 늘어 났다고 그 사실에 쾌재를 부를 때가 아닙니다. 

그 조선족 10만명이 줄줄히 친척방문으로 자기 가족들 대려 오려고 가족중에 한명이 총대를 매고 

한국 국적 따는겁니다. 




구세대들이 바라는대로 한국인들 부동산 넘겨 받고 한국인으로 안 살아요. 

당장 내가 일본에 가서 일한다 생각해봅시다. 얼른 돈 벌고 한국 돌아가야지 왜 일본의 10억 아파트를 사주고 자빠집니까?


집값 떨어지는거 막겠다고 더이상 되도않는 정책 남발하면 안됩니다. 거품인 아파트값 천천히 연착륙 시켜야 해요. 

기성세대들은 제발 젊은이들 앞길 틀어 막지말고.. 

이제는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게끔 해줘야 하는데.. 그걸 해줄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젊은이들 여러분이 똑바로 정신차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눈앞에 보이는것만 보고 욕하고 화내는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본질을 봐야합니다. 좌1빨이네 수1꼴이네 북한이 개1새끼네 마네 싸울때가 아닙니다. 

북괴놈들 개1새끼인건 온국민이 압니다. 아.. 리석기와 친구들은 빼고.. 그 또라이들.. 

그 개1새끼를 어떻게 요리해서 우리에게 이득이 되게 할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누구는 그저 그 증오와 공포를 팔아서 
자기들만의 정치적인 이익을 얻고 있죠. 이 얘기까지 하려면 너무 글이 산으로 가니 이건 나중에 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정책을 봐야 합니다. 좌우를 떠나 나에게 이득이 될, 실현/지속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게 누군지 찾아내고, 
없으면 만들기라도 해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정치입니다. 

이념논쟁으로 빠지면 결국 이득보는건 지금까지 수십년간 그 체제로 꿀을 빨아왔던 기성정치가들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내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책이 무엇일까요? 어떤 직업에 어떤 생활을 하던간에 여기서 
집 없이 살 수 있는 사람 있습니까? 그래서 부동산 이야기를 주로 해서 썰을 풀어보았습니다. 

나는 이제 30대 초반. 결혼도 했고 애도 생기고 젊은이와 기성세대의 경계에 진입했습니다. 점차 꼰대가 되어가겠죠. 좋건싫건. 

그리고 내 뒤에 올 젊은이들은 내가 거쳐왔던 과정을 견디고 살아내기가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이대로 가면 말이죠. 


by Drifter 2014. 10. 7. 04:50






by Drifter 2014. 10. 7. 04:40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書標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by Drifter 2014. 7. 17. 12:00


1.


아파트에 남아있는 짐을 정리하고 청소를 했다. 갈수록 짐이 줄어들어서 평범한 SUV 차량에 몽땅 문제없이 실을 수 있었다. 예전엔 두 번 세 번을 힘들게 왔다 갔다 해야 다 옮길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사하면서 요령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안타깝게도 고양이는 2주 전에 방충망을 뚫고 집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가버렸다. 꼬박 3일 정도 해 질 녘에 찾으러 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비 오는 날 덤불 사이에서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아무래도 고양이를 앞으로 누가 어떻게 어디서 키워야 할지 고민하던 대화를 고양이 앞에서 한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 짐승 앞에서는 말조심해야지.


2.


필요한 것을 사러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목동을 아주 오랜만에 갔다. 백화점을 들렀다가 자주 걷던 길에서 커피를 마셨다. 으음. 사실은 신정동에 아주 맛있는 참치 집이 있다고 해서 친구랑 같이 먹으려고 기다리는 도중에 물건도 사고 커피도 마셨다. 특별한 이유도 생각도 없다. 그리고.. 변한 것도 없더라. 변한 건 나겠지. 백화점 주위를 꽤 걸었는데 내가 이렇게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속으로 나는 대단해 막 이럼. 뭘 먹었는지도 생각나니까.


3.


가끔 간단한 일로 서울 시내를 갈 일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학생들이 사용하는 기계를 수리하는 경우다. 1년 2학기 반복적인 작업만 하다 보니까 기계도 수년간 적을 해서 단물이 다 빠졌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군기만 잡으면 되는 것들. 그런 이유로 정릉, 용산 그리고 회기역 근처 대학교를 한 두어 번 갔었다. 예전에는 왜 이런 일이 없었는지. 교내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뒤 테이블의 여대생 3명이 별 같잖은 주제로도 얼마나 까르르 호호호. 하나도 안 웃겼지만 나는 커피 천천히 마심. 뭐가 그리 재미가 있을까.


4.


회기역 쪽에 갔었을 때 잠시 차를 돌려서 그 골목을 갔다. 여전히 주차할 곳 없는, 그래서 오르막 위에 차를 대고 잠깐 후문의 내리막을 그냥 바라다보았다. 그리고 조금 가까이 걸어갔다. 주위도 조금 걸었다. 나는 참말로 미친놈인가. 속으로 생각하면서 다시 차로 걸어왔는데. 으음? 여기가 딱지 끊는 데였나? 하하하. 시장님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보태쓰세요.


5.


왜 그만하자고 한 걸까 내가. 그러니까 멋진 저녁 식사와 분위기 있는 호텔을 예약했으니. 기분좋게 따라 들어온 너는 남자친구라는 사람에게 거의 강간을 당할 뻔했어. 나에게 짓눌려있는 네 표정을 보고 내가 짐승 새끼구나. 죽고 싶었다. 그동안 같이 시간을 보내고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하면서 행복했는데.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무자비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 그랬다. 그전까지는 사랑이라는 것이 나는 늘 육체적인 것들이 함께였다. 네가 처음이었어.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면서 네 시간 허비하게 한 점 정말로 미안하다.


6.


이제는 앞서 말한 장소들도 아련해지지 않을까. 더는 근처를 지나다니지도 않을 거니까. 네가 그랬었나.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너무 부끄럽고 치졸하게 끝냈지만 나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by Drifter 2014. 6. 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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