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막상 당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내 뇌에서 해당하는 상황마다 인종차별에 관한 익히 알고있는 단어를 꺼낼 때 마다 말이다. 이것은 세상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또한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매체, 미디어 심지어 교과서에서도 색깔과 언어와 종교에 대한 암묵적인 선입견이 존재한다.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닌 악랄한 선입견들. 하지만 나는 이 악마같고 악랄한 편견에서 자유로운가.


2.


 한국인에게 있어 한국이란 민족적인 측면과 국적의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는 듯 하다.한국인에게있어 민족이라는 단어는 국적이라는 단어보다 앞선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이중적인 경우도 많은것 같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굉장히 성공한 사업가나 운동선수가 한국인 3세라면 한국은 그가 혼혈이며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라기 이전에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엄연히 Korean American 혹은 Korean German 임에도 불구하고) 반면에 불미스러운 일과 연관된 한국인 이민자나 3세 혹은 혼혈에게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것이 현실이다. 그를 해외국적자이며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말이다. 아마도 이때 한국인은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족이다.


3.


  한국내에선 크게 세가지의 한국인이 존재하는 것 같다. 첫번째는 한국인 부모아래에서 태어나 철저히 한국사회에서 자란 사람. 두번째는 한국인 부모아래에서 태어났으나 거의 해외에서 살고 교육받은 사람이거나 거진 해외로 유학한 경우. 그리고 우리가 필요할 때만 생각하는 한국민족이라는 부모아래 태어나 철저하게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고 교육받은 경우일 것이다. 국적으로 따지자면 첫번째나 두번째도 해당할 수 있겠으나 한국인은 대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국적이 없다고 해도 한국인이며 모국어를 하면서 검은머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다른 유색인종에 비해 살기가 여러모로 쉬운것도 사실이다. 


4.


 이런 한국인의 국적과 민족에 대한 혼동이나 이기심에서 나오는 차이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조선족이며 또 한가지는 검은머리 외국인들이다. 조선족은 Korean Chinese. 즉, 중국인이며 조선족으로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단어이다. 하지만 초창기 국내에서 조선족에 대한 생각은 이것과 달랐다. 민족귀속의식과 국가귀속의식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조선족에게만큼은 잣대가 엄중했다. 한국계 미국인 3세가 나는 한국인이다 라고 이야기하면 3대가 미국에 사는 동안 그렇게 되었구나 하며 자연스레 이해하고 (조금은 섭섭해하기도 한다) 넘어가지만 조선족의 경우 나는 중국인이다 라고 이야기하면 아니꼽게 생각한다.


5.


 중국은 소수민족들이 많으며 때로는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곳을 자치구로 두고 관리한다. 중국은 미국과 다르게 전체주의국가이며 미국처럼 소수민족의 문화자체를 미국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동화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소수민족이 (위구르 자치구처럼) 독립을 바라거나 혹은 문제를 일으키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중국내에서 조선족이 자신의 문화나 국적에 대해 겉으로 이야기 하는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먼저 이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6.


 하지만 나조차도 짱깨, 짱꼴라 혹은 조선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백인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대주의 비스무리한 것을 가진적도 있으며 또한 한국내의 유색인종에게 밑도 끝도 없는 한국의 반말을 한적도 있다. 모두 몹시 부끄러운 일이다. 어쩌면 정치인들이나 거대 재벌들이 받아들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우리의 치안이나 안전을 극소수가 해친다는 이유로 혹은 저소득 비정규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비하한 것도 사실이다. 이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모종의 피해의식에서 온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와 상관없으면 괜찮다는 한국인 특유의 의식때문인지도 모른다.


7.


 조선족이나 서남, 동남아시아의 불법체류자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한국인 고용주들의 불법고용 문제와 인권유린을 인지하고 또한 국내의 기피직종에 대한 임금문제와 처우에 대한 인식문제도 함께 생각해야한다. 많은 곳에서 모든 한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에 그들이 일하고 있다. 


8.


 하루에도 열번씩 니하오나 눈을 좌우로 찢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서 흑인,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 오만한 잣대를 들이댄적은 없는가. 그리고 그곳에서의 나의 모습이 얼마나 못된 행동이었는지를.



by Drifter 2014. 11. 30. 20:34